어린이👦 : 유튜브 말고 트위치를 한 번이라도 보신 적 있는지?

우리나라에서부터 시작한 어몽어스의 역주행의 원인을 이해하려면 요즘 아이들이 유튜브만큼이나 자주 보는 라이브 스트리밍 앱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유튜브는 보통 완성된 영상을 일방적으로 시청하게 되죠. 반면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은 영상의 주인공과 시청자가 양방향,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즉흥적인 재미를 느끼게 합니다. 그 중에서도 트위치는 게임을 주요 테마로 하는데, 게임의 영역을 오직 ‘직접 하는 것’에서 ‘남이 하는 걸 보는 것'까지 포괄하도록 넓혀가고 있어요. (과거 오락실에서 고수의 화려한 스킬 콤보를 엿보던 엄마아빠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보는 게임'이 그렇게 생경한 것도 아니지요🕹)

이런 흐름에 따라 요즘 아이들은 게임을 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보는 것도 너-무 좋아합니다. 실제로 플레이 하고 싶고, 앞으로 더 잘 해보고 싶은 게임이 있어도 아이들에게는 경제적 비용과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죠. 이런 아이들에게 '보는 게임'은 대리만족의 도구가 되어주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다른 사람의 플레이 영상을 보면서 [플레이어-시청자], [시청자-시청자] 간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 역시 재미 요소가 되어주었고요. 그 사이 코로나19의 유행으로 대면 소통이 크게 줄어들고, 제한적인 실내 활동만 가능하도록 환경이 변하기도 했습니다. 답답한 환경이야말로 아이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인 트위치에 열광하게 만든 이유일지도 모르죠.

이런 ‘보는 게임'의 흐름에 어몽어스는 딱 적합했어요. 일단 게임의 목표 자체가 아주 심플하죠. 광활한 우주에 떠있는 우주선에 탑승한 선량한 선원(크루원) 가운데 나쁜 놈(임포스터)을 찾아내기만 하면 되는 게임이에요. 긴 스토리나 복잡한 규칙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없어요. 그리고 정체를 숨기고 있는 임포스터를 찾아내기 위해 크루원 간에 소통하고 추리하는 고도의 심리전도 매력적입니다. 시청자들은 임포스터를 찾기 위해 다양한 훈수(?)를 두면서 게임에 간접적으로 개입합니다. 이런 게임의 특성이 라이브 스트리밍에 아주 적합했던 거죠. 그렇게 한국의 크리에이터가 건져올린 어몽어스의 매력은 아이들을 비롯해 한국 게이머들도 매료시키기 시작했죠. 게다가 개발사는 모바일 버전을 무료로 즐기게 해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면서 더 많은 유저들, 특히 아이들이 직접 플레이할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이렇게 한국에서 시작한 바람이 브라질로 넘어갔고 브라질을 넘어 전세계로 확산되기에 이르렀답니다🌪

아이들이 어몽어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당연히 게임 자체가 재밌어서입니다. 단순하지만 고도의 심리전이 필요한 게임의 특성은 아이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하지만 그 이면엔 바쁘고 여유가 없어서 직접 하는 게임보다 '보는 게임'을 선택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스마트폰만 맨날 붙잡고 게임을 하거나 게임 영상을 본다고 타박, 걱정하시는 엄마아빠에게 마림바 사무장은 이런 메시지를 드리고 싶어요📩

“게임 영상이 주는 찰나의 기쁨을 아이는 하루 중 큰 낙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한 템포 쉬어가면서 아이와 함께 게임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