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전시회 보기, 양육자의 욕심을 버리면 가능해요 #전시회 #가족취미 #전시관람

혼자서 혹은 친구와, 보고 싶은 전시는 마음껏 보러 가던 때가 있었어요. 아이를 낳아 키우며, 그런 문화 생활과는 조금 멀어진 것 같아요. 지금도 많은 부모님이 가뿐하게 아이와 전시장을 찾지만, 저는 아이가 어릴 때는 너무 어려서, 조금 자란 지금도 여전히 아이와 전시장을 찾는 데는 제약이 있다 느꼈습니다. 마음을 쉽게 먹지 못했어요. 뉴스레터에서 말한 것처럼, 아이와 함께 보기 좋은 전시회라고 대상을 한정하게 됩니다. 아이와 함께한다고 생각하니, 전시장 가는 횟수도 줄어들고 대단한 결심을 해야 갑니다. 아이가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서, 계속 조심시키는 게 번거로워서 가는 것이 꺼려지고, 결국 아이가 더 좋아하는 다른 곳을 찾아갑니다.
뉴스레터의 글을 읽으며, 부모들이 쉽게 범하는 오류를 저에게서도 발견했습니다.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무엇인가 배우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이들과 전시회장에 가면 작가에 관해 설명하고, 작품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습니다. 흥미를 보이지 않으면, 이것 좀 보라고, 여기 와서 같이 보자고 아이를 불러 세웠습니다. 그게 저였지요.
뉴스레터의 글이 일깨워준 것. 전시는 배움의 장이 아닌 느낌의 장이라는 것. 전시회에서 만나는 자극이 단지 아이의 씨앗이 되면 충분하다는 것이 인상 깊습니다. 순간의 경험이 언젠가 확장되기도 하기에. 우리는 아이에게 많은 씨앗을 뿌려주고, 어딘가의 씨앗이 아이에게 묻어올 수 있게 해주면 되는 것이지요.
한 가지 더 놓치고 있던 것도 배웠어요. 사전학습에 대한 것입니다. 전시회장을 찾기 전 미리 전시에 대해 알려주고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없습니다. 어른에게는 당연한 것들이라 관람 에티켓조차 먼저 알려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전시회장에서 아이를 자꾸만 부를 것이 아니라, 가기 전에 영상이나 다른 정보를 찾아 공유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관람을 풍성하게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관람 에티켓에 대해 언급한 것은 얼마 전 있었던 일이 떠올라서입니다. 체험하는 전시가 아니라면 전시장에서는 정숙할 것. 작품을 만지지 말 것 등의 여러 제약이 있습니다. 너무 당연해서 가기 전에 특별히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얼마 전 백화점 갤러리 전시장에 갔어요.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첫 번째가 박수근 화백의 작품이었습니다. 사전 정보 없이 들어간 전시였던 지라, 입구의 작품을 보고 좋아서 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아이가 액자를 향해 손을 뻗는 게 아니겠어요. 다급하게 제지해 작품을 만지지는 않았지만, 아이와 저, 남편, 전시장의 직원분까지 모두가 너무 놀란 기억이 있습니다. 사과하고 이미 놀란 아이들은 그대로 아빠와 밖으로 나가고, 혼자 감상하고 나갔어요. 이날 역시, 저 혼자만의 경험으로 끝났습니다.
2021년 경주솔거미술관에서 박대성 화백의 서예 작품 훼손 사건이 있었어요. 관람하러 온 어린이가 작품 위에 올라간 것이지요. 박 화백은 아이는 그럴 수 있다고, 또한 그 일이 유튜브에 소개돼 자신과 작품이 더 유명해졌으니, 바로 그 어린이가 “봉황” 이라 칭한 일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보호자인 어른은 그런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저도 아찔한 일이 있을 뻔했어요. 너무 당연한 것을 아이는 모르기도 합니다. 꼭 가기 전에 당부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어쩌면 가르쳤어도 순간적으로 돌발 행동을 할지도 모르지요.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충분히 전시와 에티켓에 대해 정보와 생각을 나눈 뒤 관람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와 함께 다시 찾은 전시장은 화성 ICT 생활문화센터입니다. 현재 그곳에서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아트 전시인 <2022 화성오디세이>를 볼 수 있어요.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은 것인데, 심지어 무료 전시 중입니다. 가까운 지역을 찾아보면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도 있고 크고 작은 전시가 많이 열립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전자 광고판에 광고가 나오더라고요. 아이들을 미리 자극할 수 있었어요. 가기 전 어떤 전시인지 인터넷 정보를 좀 찾아보고 이야기 해줬어요.
전시장에 실제로 도착해보니 건물 전체가 멋스러워 아이들과 나들이하기에 좋았습니다. 최초의 민관협력 공간이라고 해요. 욕실 제품을 생산, 공급하는 로얄앤컴퍼니와 화성시가 협업해 만든 곳입니다. 화성센터 건물에 화성시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ICT 생활문화센터가 있습니다. 건축 당시 사람과 예술, 문화가 함께 거주하는 곳을 목표로 만들었다고 해요.
욕실용품 회사라 수전과 세면대 등의 발전사에 대한 전시 공간도 있어서, 흥미로워요. 세면대와 변기가 예술작품으로 변신해 곳곳에 전시 중입니다.
지금은 <퍼플마블> 이라는 전시도 볼 수 있어요. ICT 생활문화센터가 미디어나 기술에 대해 교육을 하는 공간이라, 그런 전시가 많은 것 같아요. 큰 공간을 활용한 설치미술과 조형물을 볼 수 있습니다. 드럼 형태로 관객이 참여하는 인터랙티브 전시물 등 아이들이 금세 흥미를 느낄만한 것들이 많습니다.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아트는 “경기도 화성”과 “태양계의 화성”을 함께 녹여낸 전시입니다. 우주 느낌일 것 같아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아 기대가 컸습니다. 캄캄한데 은하수처럼 불이 밝혀진 계단을 내려가는 순간부터 스케일에 놀랐어요. 어른인 제가 봐도 환상적이었어요. 아이들이 꿈과 흥미를 가지고, 모두가 즐기기에 참 좋은 전시였어요.
체험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전시 관람 후에는 카페에서 빵과 커피도 마실 수 있답니다. 가족 모두 만족한 시간이었어요.
미디어아트의 경우 간혹 아이들이 공포를 느끼기도 해요. 보통 전시 공간을 어둡게 꾸미기 때문입니다. 저희 아이들도 백남준 아트센터에서 전적이 있어요. 소리가 나며 어두우니, 무서워서 도망치듯 나와 버리더라고요. 이이남 작가님의 전시에서도 무서워하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아이들의 손을 꼭 잡고, 최대한 안정적인 마음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보호자의 배려가 필요할 것 같아요.
앞서, 그림 보러 갔다 혼쭐 난 경험이 있지만, 그런데도 다음에는 다시 좀 더 정적인 전시를 찾고 싶어요. 뉴스레터에서 배운 것처럼, 전시장을 찾기 전 잘 알려주고, 성장한 모습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은 분명 규칙을 배우고, 매너를 익힐 수 있는 존재라 생각해요. 많은 작품 중 단 하나라도 눈이 머무른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전시가 익숙해지고 전시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parents

Eunmi Lee
일상의 모든 것은 그림이 된다. 반도체를 개발하던 공순이였다. 시를 잃지 않은 공대출신 엄마는 그곳을 떠났고 이제 읽고, 쓰고, 그리고 남기는 일상기록가가 되었다.
가족이 전시회를 즐기는 방법은?
아이-레벨교정센터 27호 : 전시회 편을 참고하세요!

이미지를 클릭하면 뉴스레터로 이동합니다👆
아이와 전시회 보기, 양육자의 욕심을 버리면 가능해요 #전시회 #가족취미 #전시관람
혼자서 혹은 친구와, 보고 싶은 전시는 마음껏 보러 가던 때가 있었어요. 아이를 낳아 키우며, 그런 문화 생활과는 조금 멀어진 것 같아요. 지금도 많은 부모님이 가뿐하게 아이와 전시장을 찾지만, 저는 아이가 어릴 때는 너무 어려서, 조금 자란 지금도 여전히 아이와 전시장을 찾는 데는 제약이 있다 느꼈습니다. 마음을 쉽게 먹지 못했어요. 뉴스레터에서 말한 것처럼, 아이와 함께 보기 좋은 전시회라고 대상을 한정하게 됩니다. 아이와 함께한다고 생각하니, 전시장 가는 횟수도 줄어들고 대단한 결심을 해야 갑니다. 아이가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서, 계속 조심시키는 게 번거로워서 가는 것이 꺼려지고, 결국 아이가 더 좋아하는 다른 곳을 찾아갑니다.
뉴스레터의 글을 읽으며, 부모들이 쉽게 범하는 오류를 저에게서도 발견했습니다.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무엇인가 배우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이들과 전시회장에 가면 작가에 관해 설명하고, 작품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습니다. 흥미를 보이지 않으면, 이것 좀 보라고, 여기 와서 같이 보자고 아이를 불러 세웠습니다. 그게 저였지요.
뉴스레터의 글이 일깨워준 것. 전시는 배움의 장이 아닌 느낌의 장이라는 것. 전시회에서 만나는 자극이 단지 아이의 씨앗이 되면 충분하다는 것이 인상 깊습니다. 순간의 경험이 언젠가 확장되기도 하기에. 우리는 아이에게 많은 씨앗을 뿌려주고, 어딘가의 씨앗이 아이에게 묻어올 수 있게 해주면 되는 것이지요.
한 가지 더 놓치고 있던 것도 배웠어요. 사전학습에 대한 것입니다. 전시회장을 찾기 전 미리 전시에 대해 알려주고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없습니다. 어른에게는 당연한 것들이라 관람 에티켓조차 먼저 알려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전시회장에서 아이를 자꾸만 부를 것이 아니라, 가기 전에 영상이나 다른 정보를 찾아 공유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관람을 풍성하게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관람 에티켓에 대해 언급한 것은 얼마 전 있었던 일이 떠올라서입니다. 체험하는 전시가 아니라면 전시장에서는 정숙할 것. 작품을 만지지 말 것 등의 여러 제약이 있습니다. 너무 당연해서 가기 전에 특별히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얼마 전 백화점 갤러리 전시장에 갔어요.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첫 번째가 박수근 화백의 작품이었습니다. 사전 정보 없이 들어간 전시였던 지라, 입구의 작품을 보고 좋아서 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아이가 액자를 향해 손을 뻗는 게 아니겠어요. 다급하게 제지해 작품을 만지지는 않았지만, 아이와 저, 남편, 전시장의 직원분까지 모두가 너무 놀란 기억이 있습니다. 사과하고 이미 놀란 아이들은 그대로 아빠와 밖으로 나가고, 혼자 감상하고 나갔어요. 이날 역시, 저 혼자만의 경험으로 끝났습니다.
2021년 경주솔거미술관에서 박대성 화백의 서예 작품 훼손 사건이 있었어요. 관람하러 온 어린이가 작품 위에 올라간 것이지요. 박 화백은 아이는 그럴 수 있다고, 또한 그 일이 유튜브에 소개돼 자신과 작품이 더 유명해졌으니, 바로 그 어린이가 “봉황” 이라 칭한 일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보호자인 어른은 그런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저도 아찔한 일이 있을 뻔했어요. 너무 당연한 것을 아이는 모르기도 합니다. 꼭 가기 전에 당부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어쩌면 가르쳤어도 순간적으로 돌발 행동을 할지도 모르지요.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충분히 전시와 에티켓에 대해 정보와 생각을 나눈 뒤 관람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와 함께 다시 찾은 전시장은 화성 ICT 생활문화센터입니다. 현재 그곳에서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아트 전시인 <2022 화성오디세이>를 볼 수 있어요.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은 것인데, 심지어 무료 전시 중입니다. 가까운 지역을 찾아보면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도 있고 크고 작은 전시가 많이 열립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전자 광고판에 광고가 나오더라고요. 아이들을 미리 자극할 수 있었어요. 가기 전 어떤 전시인지 인터넷 정보를 좀 찾아보고 이야기 해줬어요.
전시장에 실제로 도착해보니 건물 전체가 멋스러워 아이들과 나들이하기에 좋았습니다. 최초의 민관협력 공간이라고 해요. 욕실 제품을 생산, 공급하는 로얄앤컴퍼니와 화성시가 협업해 만든 곳입니다. 화성센터 건물에 화성시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ICT 생활문화센터가 있습니다. 건축 당시 사람과 예술, 문화가 함께 거주하는 곳을 목표로 만들었다고 해요.
욕실용품 회사라 수전과 세면대 등의 발전사에 대한 전시 공간도 있어서, 흥미로워요. 세면대와 변기가 예술작품으로 변신해 곳곳에 전시 중입니다.
지금은 <퍼플마블> 이라는 전시도 볼 수 있어요. ICT 생활문화센터가 미디어나 기술에 대해 교육을 하는 공간이라, 그런 전시가 많은 것 같아요. 큰 공간을 활용한 설치미술과 조형물을 볼 수 있습니다. 드럼 형태로 관객이 참여하는 인터랙티브 전시물 등 아이들이 금세 흥미를 느낄만한 것들이 많습니다.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아트는 “경기도 화성”과 “태양계의 화성”을 함께 녹여낸 전시입니다. 우주 느낌일 것 같아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아 기대가 컸습니다. 캄캄한데 은하수처럼 불이 밝혀진 계단을 내려가는 순간부터 스케일에 놀랐어요. 어른인 제가 봐도 환상적이었어요. 아이들이 꿈과 흥미를 가지고, 모두가 즐기기에 참 좋은 전시였어요.
체험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전시 관람 후에는 카페에서 빵과 커피도 마실 수 있답니다. 가족 모두 만족한 시간이었어요.
미디어아트의 경우 간혹 아이들이 공포를 느끼기도 해요. 보통 전시 공간을 어둡게 꾸미기 때문입니다. 저희 아이들도 백남준 아트센터에서 전적이 있어요. 소리가 나며 어두우니, 무서워서 도망치듯 나와 버리더라고요. 이이남 작가님의 전시에서도 무서워하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아이들의 손을 꼭 잡고, 최대한 안정적인 마음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보호자의 배려가 필요할 것 같아요.
앞서, 그림 보러 갔다 혼쭐 난 경험이 있지만, 그런데도 다음에는 다시 좀 더 정적인 전시를 찾고 싶어요. 뉴스레터에서 배운 것처럼, 전시장을 찾기 전 잘 알려주고, 성장한 모습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은 분명 규칙을 배우고, 매너를 익힐 수 있는 존재라 생각해요. 많은 작품 중 단 하나라도 눈이 머무른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전시가 익숙해지고 전시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parents
Eunmi Lee
일상의 모든 것은 그림이 된다. 반도체를 개발하던 공순이였다. 시를 잃지 않은 공대출신 엄마는 그곳을 떠났고 이제 읽고, 쓰고, 그리고 남기는 일상기록가가 되었다.
가족이 전시회를 즐기는 방법은?
아이-레벨교정센터 27호 : 전시회 편을 참고하세요!
이미지를 클릭하면 뉴스레터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