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앞비일상의 주간 뉴스레터

아이-레벨교정센터를 구독하세요!

수요일 오후 4시마다 알차게 큐레이션한

가족 취미 콘텐츠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이메일 주소)를 수집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문비 오리지널처음은 동네 뒷산부터

아이들 데리고 등산을? 집 주변 동산부터 시작해요! #등산 #가족취미 #가족등산


산은 언제나 좋지만 가을도 지금만의 산이 너무 좋을 때잖아요. 가을만의 아름다운 빛으로 물들 때니까요. 좋은 주제라는 생각이 들고 기대가 커집니다. 하지만 걱정도 했습니다. 우리 가족은 집돌이 과입니다. 나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큰 아이도 집에서 놀고 싶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어떤 아이들은 나가자고 조르고, 나가고 싶어 야단이라는데 말이에요. 남편도 그렇습니다. 그래도 엄마가 나가고 싶어 하니, 주말에는 가족들이 저에게 맞춰줍니다.


아이와 함께 하는 등산은커녕, 혼자 하는 등산도 익숙하지 않은 주제입니다. 요즘은 등산이 많이 젊어졌다는 것을 체감합니다. 김난도 작가의 트렌드 2021에는 #오하운 이라는 키워드로 운동 열풍을 말하는데, 그중 등산도 언급합니다. 


정체의 시대, 운동으로 성취감을 찾으려는 요구와 관련 용품, 플랫폼 시장의 성장으로 등산을 하고, 분석하고 인증하는 것이 쉬워졌습니다. 커뮤니티도 많아졌으니, 좋아하는 것을 함께하며 경험, 자아, 관계를 확장합니다. 정보가 많아 제대로 등산을 해본 적 없는 저도 등산 열풍을 느낍니다. 등산복은 더 가벼워졌고,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은  밝고 즐거워 보였어요. 요즘 등산용품 매장에 갔더니 신발도 재킷도 바지도 너무 예쁩니다. 10년 전에 구입한 저의 목 높은 등산화와 등산바지가 서랍에 숨죽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새 용품은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가려는 산에는 운동화와 가벼운 옷차림, 바람막이면 충분합니다.


월정사의 전나무 숲길, 혹은 어딘가로 이어진 산책로 정도가 그동안 제가 소화해온 숲입니다. 하지만 그런 것을 등산이라고 우길 수가 없습니다. 등산을 어떻게 정의하고 체험해야 할까 고민이 됩니다. 아이들도 걱정이지만 저 자신의 체력도 우려되 함부로 네임드산을 정복하러 떠날 수 없습니다. 산이라고 당당히 이름을 말할 수 있는 곳은 아마도 10년도 더 전 다녀온 한라산입니다. 그것도 윗새오름까지만이지요. 다녀온 밤 다리가 터지는 줄 알았어요. 다음날 절뚝이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결심한 것! 그냥 동네 뒷산을 가볍게 가보자!입니다.


무봉산을 올라보기로 했습니다. 무봉산 정상은 정상답게 돌에 정자로 해발 360.2m라 새긴 표지석이 있습니다. 직접 정상을 눈으로 느끼며 체험하기에 좋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산으로 이 높이가 어떤 느낌일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는 그 산도 헉헉대며 올라갔다는 기억이 있습니다. 갑자기 경사가 급해질 때는 오로지 그 순간에만 집중하며, 한 발 한 발 올랐다는 기억이 있습니다. 그곳을 아이들과 함께 갈 수 있을까? 그런데 이전부터 아이 친구들은 꽤 여럿이 무봉산을 다녀왔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문제지, 애들이 더 잘 갈걸?"

남편이 말합니다.


"그래. 가다가 너무 힘들면 돌아오면 되지. 뭐가 걱정이야. 가을이잖아. 산에 가고 싶어."

"나도 무봉산에 가고 싶어요! 친구들이 거기 다녀왔다고 했어요."


아이도 학교에서 친구들이 무봉산에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요. 역시 또래의 경험이 중요한가 봅니다.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간단한 간식과 물을 챙겨들고 무봉산으로 출발합니다. 사람들 왕래가 잦은 산이라, 안내표지판과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여러 코스가 있지만 저희는 가장 편안하다고 소문난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엄마, 여기가 한라산이에요?"

"아니면 백두산?"

둘째가 자꾸 물어요. 백두산도 한라산도 아니라고, 그 산은 여기보다 몇 배는 더 높고 큰 산이라고 알려줍니다.


"엄마, 그런데 왜 이렇게 힘들어요?"

6살 둘째가 곧잘 가면서도 계속 힘들어합니다. 아빠가 다녀온 한라산 사진을 본 기억이 났나 봐요. 한라산처럼, 백두산처럼 힘들다고 합니다. 남편은 큰 아이와 선두에 가고, 저는 둘째를 다독이며 함께 올랐습니다. 걷다가 나뭇가지도 줍고 나뭇잎도 주워듭니다.


"안아줬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이제 상황 파악 좀 하는 나이인 걸까요. 안아줄 수 없다는 걸 아는 눈치인가 봐요. 내려가고 싶다고 말도 하고, 여기서 쉬어가자고 말하고, 안아달라고 말하지만 그래도 울거나 주저앉지 않고 천천히라도 걸음을 옮깁니다.


"이제는 내려가기엔 너무 많이 왔어. 조금만 더 힘을 내보자!"

아이와 영차영차 구령을 외치며 산을 오릅니다. 아이가 힘을 내게 시크릿 쥬쥬 동요를 틀어 부르며 올랐어요.


울긋불긋한 게 이런 것이라고, 갈색과 붉은색의 나뭇잎을 들여다봅니다. 바스락바스락 소리도 흉내 내봅니다.

"또 조금 더 지나면, 나무가 가지만 남을 거야. 나뭇잎이 다 떨어지거든."

"나뭇잎은 왜 꼬불꼬불해져요?"


아이와 나누는 대화가 그 장소에 맞게 다채로워집니다.


잘 가는 것 같지만,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어르고 달래며, 드디어!  무봉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대단해~ 산꼭대기에 올라왔어!" 우리 가족도 인증 사진을 남기고  우리 집은 어디에 있나, 학교는 어디에 있나, 오는 길에 봤던 장소는 어디인가 정상에서 함께 찾아봅니다.


"다음에 또 올까?"

"아니.."

아쉽게도 우리 아이들은 훈훈한 대답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들도 한 발 한 발 오르다 보면 정상에 온다는걸, 엄마, 아빠도 쉽지 않은 산행을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꼈겠지요.


내려가는 건 더 쉬웠어요. 아이들은 다람쥐처럼 산을 내려갑니다. 징징거렸지만, 사실은 별로  안 힘들었던 게 맞았습니다. 하산해서는 뉴스레터처럼 산 아래 맛집을 찾았습니다. 신도시와 골프장 인근이라 식당이 많은 곳이거든요. 누룽지 백숙집에 갔습니다. 뭔가 등산과 잘 어울리는 메뉴 같아요. 땀 흘린 뒤,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모릅니다.


"산에 갔다가 먹는 게 또 꿀맛이지!" 아이들과 함께 오르고 내려오는 모든 과정이 좋았고, 그 전체 경험을 나눈 기분이 듭니다. 우리 넷이 함께 정상을 밟는 산이 이렇게 하나 둘, 늘어가는 것을 상상합니다. 그러려면 엄마, 아빠도 체력을 길러야겠지요. 좋은 하루를 보낸 기분이었습니다.

#parents


Eunmi Lee


일상의 모든 것은 그림이 된다. 반도체를 개발하던 공순이였다. 시를 잃지 않은 공대출신 엄마는 그곳을 떠났고 이제 읽고, 쓰고, 그리고 남기는 일상기록가가 되었다.



가족이 즐겁게 산에 오르려면?

아이-레벨교정센터 29호 : 등산 편을 참고하세요!

이미지를 클릭하면 뉴스레터로 이동합니다👆


큐레이터가 추천하는 문비 오리지널

🔭 아이와 손 잡고 천체관측 입문 시리즈


📚 가족 독서와 책육아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