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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비 오리지널일요일은 우리 집 도서관데이

일요일마다 가족이 도서관에서 책을 보는 일상 #독서 #책육아 #가족취미



둘째가 태어나기 전, 첫째가 3살 때부터 도서관을 다녔다. 매주 일요일은 우리 집 ‘도서관데이’다. 우리 부부는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책육아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집에 TV를 없애고 거실에 책장을 두었다. 그리고 아이가 책을 읽어 달라고 하면 웬만한 일은 제쳐두고 아이와 함께 책을 읽었다. 그 시간은 자정까지 이어진 날도 많았다. 그렇게 책을 읽는 아이에게 집에 있는 책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책값도 비쌀 뿐더러 그 당시 우리는 긴축 정책을 하고 있었기에 책을 무한대로 살 수는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주변 도서관을 찾아 매주 책을 빌렸다.


지금은 잘 갖추어진 공공 도서관이 곳곳에 있지만, 내가 첫째를 키울 때만 해도 공공 도서관이 많지 않았다. 당시 내가 사는 곳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의 어린이 도서관을 발견하고는 매주 방문했다. 회원 가입을 하면 한 사람 당 5권까지 책을 빌릴 수 있으므로 가족 모두가 회 원가입을 하고 책을 꽉 채워서 빌렸다. 사실 그것도 부족해 평일에 내가 가서 책을 반납하고 더 빌려온 날도 허다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이가 읽을 책이 부족해서 심심해했다. 도서관에서 새로운 책이라도 빌려온 날이면 아이는 바닥에 풀썩 주저앉아 읽지 못하는 한글을 뚫어져라 보면서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겨 보았다. 그런 아이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평일에 도서관에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둘만의 도서관 데이트 


둘째가 태어나면서는 한동안 남편과 내가 번갈아 가며 첫째와 도서관을 다녔다. 아무래도 평일에 갓난 아이와 있는 시간이 긴 내가 주말에는 첫째와 도서관을 가는 일이 많았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렇게 나와 둘이 현관문을 열고 집을 나온 후, 도서관을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 아이의 눈빛. 갓난 아기인 동생으로부터 해방된 눈빛. 사실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였다. 말도 아직 잘 못하는 첫째는 엄마랑 버스를 타고 도서관에 가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표정으로 말하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한동안 도서관 데이트를 즐겼다. 도서관에 가서 같이 책을 고르고 함께 읽다 보면 2시간은 기본이었다. 이제 가족이 한 명 늘어서 우리는 20권을 빌릴 수 있게 되었고 덕분에 내 가방은 어깨가 빠질 정도로 무거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우리는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서 먹으면서 도서관데이의 마지막 일정을 마쳤다. 그래서 아이는 늘 도서관에 가고 난 후 맛있는 디저트를 먹는다고 생각해서, 도서관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조카들과도 가끔 같이 도서관에 갔는데, 조카들은 도서관에서 책 읽기보다 끝나고 맛있는 디저트를 먹는 것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래도 맛있는 디저트라도 있으니 매주 도서관에 함께 갈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도 달콤한 보상은 필요했다.


우리 가족의 또 하나의 집, 도서관

 

둘째가 기어 다닐 수 있게 되면서 우리는 온 가족이 도서관을 함께 다니게 되었다. 둘째는 도서관을 놀이터처럼 여기저기 기어 다녔고 남편과 나는 둘째를 쫓아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나 첫째는 그러던지 말든지, 자기 책 읽느라 둘째가 기어 다니는지 걸어 다니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한 명은 첫째와 책을 읽고 한 명은 기어 다니는 둘째를 따라다니느라 바빴다. 그러나 그 시간도 금방 지나갔다. 둘째가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우리는 함께 도서관을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아이가 어릴 때는 어린이 도서관이 좋다. 영아들만 있을 수 있는 방도 있고 수유실도 있으며 어린이 화장실도 따로 잘 되어 있다. 그리고 도서관 곳곳은 아이들이 다니기에 안전하고 아이들이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다. 더운 날은 도서관만큼 시원한 지상 낙원이 없다. 그리고 추우면 추운 대로 따뜻하게 옹기종기 모여서 책 읽을 수 있는 보금자리가 된다. 그렇게 도서관은 사계절의 변화를 느끼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그러한 우리 가족만의 또 하나의 집 같은 것이 되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온 가족이 찾다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빌릴 때 조심해야 할 일이 있다. 한 군데의 도서관만 오래 다니다 보면 원하는 책이 없을 때도 있고 아이들도 가끔 지겨워야 할 때가 있다. 그래서 주변에 또 다른 도서관도 찾아 다녔고 여러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기도 했다. 그러다 보면 도서관에서만 빌린 책이 집에 40권씩 돌아다닐 때가 있다. 요즘은 교차 반납도 가능한데, 그 당시만 해도 따로 운영되어 있어서 각각 반납했어야 했다. 아이들이 어리다 보면 아무래도 책이 한 군데에 정리되어 있지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마련이다.


반납하려고 하는 날, 책을 찾아보면 꼭 안 보이는 책이 하나둘 생긴다. 그러면 집에 있는 책장 구석구석을 다 찾아야 하고 그래도 못 찾으면 집안을 발칵 다 뒤집어야 한다. 소파 밑이며 침대 사이사이를 아이들과 함께 찾았다. 그렇게 해도 못 찾는 책이 가끔 있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도서관에 이야기해서 새 책을 사서 반납해야 한다. 그럴 때 정말 돈이 아깝다. 책을 사는 돈을 아끼기 위해 도서관을 다녔는데, 가끔 도서관 책을 사기 위해 돈을 쓸 때면 아이들 앞에서는 티는 못 내도 그렇게 속상할 수가 없었다.


몇 번 그런 일을 겪고 나니 그 다음부터는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따로 작은 책장에 꽂아 두게 되었다. 그때그때 다 읽고 나면 다시 도서관 전용 책장에 꽂아 둔다. 그랬더니 반납하는 날 집안을 발칵 뒤집어 놓는 날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지금도 가끔 반납해야 할 책을 못 찾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모두 함께 보물찾기 놀이라도 하듯 즐겁게 열심히 찾는다.


이렇게 우리 가족은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매주 도서관에 가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물론 위에 적은 것처럼 처음에는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었다. 도서관마다 공휴일이 달라서 확인하고 가야 한다는 점, 반납 예정일을 놓쳐 버리면 연체 되어 연체 일수만큼 책을 빌리지 못하는 일 등, 오랫동안 많은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그러나 그렇게 열심히 도서관을 다닌 덕에 우리 아이들은 집에서도 책을 잘 읽는다. 그렇다고 우리 아이들이 놀지도 않고 책만 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책은 아이들에게 ‘쉼’이면 된다. 실컷 놀고 집에 온 후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하나 꺼내 들고 안정을 찾는다면, 나는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렇게 매일 아침 밥을 먹듯이, 양치하듯이 그렇게 일상이 되면 된다. 그렇게 가능했던 것이 바로 매주 도서관을 다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책은 우리 가족 곁에 늘 있는 친구였고 독서는 우리의 쉼이었다. 그리고 우리 가족을 연결해주는 하나의 연결고리였다.


도서관에 가서도 아이들에게 ‘책 읽어’라고 말하기보다는 부모부터 책을 읽는 모습을 보였고 자연스레 그런 부모의 모습을 보고 책을 따라 읽었다. 그리고 책을 읽어줌으로써 아이와 깊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4인 가족이 각자 좋아하는 책을 보면서 때로는 같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 도서관만큼 더 좋은 곳이 있을까 싶다. 물론 이러한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했던 것처럼, 도서관에 간 후에는 맛있는 디저트를 함께 먹는다든지, 근처 공원에 가서 실컷 논다든지 하는 작은 보상을 함께한다면 아이들도 도서관에 가는 것을 손꼽아 기다릴 것이다. 그렇게 첫 시작을 끊으면 된다. 아이가 지금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흥미를 느끼고 있는지 도서관에 손잡고 가서 한번 유심히 관찰하자.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만드는 것은 부모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다음 2편의 주제는 '도서관데이에도 권태기는 있다!' 이 권태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family



남개미



아이들과 함께 책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꿈을 꾸고 있습니다.



가족 독서와 책육아 시리즈

 

01    일요일은 우리 집 도서관데이

02    도서관데이에도 권태기는 있다

03    도서관 스마트하게 활용하는 법

04    우리 가족 해방일지

05    도서관데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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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 독서와 책육아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