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그리스 로마 신화 얘기하며 별자리 찾아봐요 #천체관측 #가족취미 #가을별자리
이전 화 '청명하고 고독한 가을철 밤하늘(상)'에 이어서
가을 밤하늘의 별자리를 전달합니다🌝⭐🌠
페르세우스 자리


페르세우스자리 찾기 (좌) 페르세우스 자리 (우)
카시오페이아, 안드로메다 그리고 페가수스까지 찾아봤다면 이제 가을 하늘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인 페르세우스를 찾아볼 차례입니다. 페르세우스 자리는 안드로메다 자리에서 머리 부분의 별과 가슴, 배 부분을 호로 이어가다 보면 밝은 별이 하나 보이는데 이 별이 페르세우스의 알파별인 미르팍입니다. 페르세우스 자리는 한 손으로는 칼을, 다른 한 손으로는 메두사의 머리를 들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페르세우스는 영화 ‘아바타'의 ‘제이크 설리'역으로 유명한 샘 워싱턴과 영화 ‘테이큰' 시리즈로 유명한 리암 니슨이 나오는 2010년작 영화 ‘타이탄'에 묘사가 되어있습니다. 배우 리암 니슨이 제우스, 샘 워싱턴이 페르세우스 역으로 나옵니다.
영화로 제작이 될 정도의 이야기의 주인공인 페르세우스는 헤라클레스와 더불어 그리스 신화의 인간계 영웅으로 묘사가 됩니다. 제우스와 아르고스의 공주인 다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입니다. 외할아버지가 아르고스의 왕인 아크리시오스인데 아크리시오스는 아들을 갖고 싶어 해서 델포이 신전에서 신탁을 듣는데 아들을 갖지 못할 뿐 아니라 외손자에게 죽임을 당하게 될 거란 신탁을 듣게 됩니다. 이 신탁이 이루어질 것을 두려워하여 딸과 함께 외손자를 바다에 버리게 됩니다.
자신의 아들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제우스는 포세이돈에게 부탁하여 구출되었고 세리 포스라는 섬에서 어부의 손에 크게 됩니다. 훗날 세리 포스 섬의 왕이 페르세우스의 어머니인 다나에를 흠모하게 되고 이에 방해가 되는 페르세우스를 제거하기 위해 메두사의 목을 가져오라 명령하게 됩니다. 제우스의 아들인 페르세우스는 아테나와 헤르메스로부터 메두사를 처치하는데 필요한 도구(아테나의 방패인 이지스(Aegis), 헤르메스의 날개 달린 신발인 탈라리아)를 받고 도구의 힘으로 메두사를 물리치게 됩니다. 얼굴을 보면 돌이 된다는 메두사의 머리를 들고 오다가 제물로 바쳐지는 안드로메다를 보고 한눈에 반해, 메두사의 머리를 이용해 괴물 고래를 처치하고 안드로메다 공주를 아내로 맞이하기도 합니다. 훗날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는 미케네라는 나라를 세웁니다.
페르세우스로부터 카시오페이아, 케페우스, 안드로메다, 페가수스, 고래까지 가히 가을철 별자리의 중심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페르세우스 자리에서 페르세우스가 메두사의 머리를 잡은 부분을 보면 페르세우스자리의 베타 별인 알골이 자리해 있습니다. 이 별은 지구에서 90광년 정도 떨어져 있는 별로 2등성이었다가 3일 정도를 주기로 3등성까지 밝기가 어두워지는 재밌는 별입니다. 실제로는 세 개의 별로 이루어져 있는데 세 개의 별들 중 가장 밝은 별의 앞을 두 번째 별이 주기적으로 가리면서 밝기가 줄어들게 됩니다. 이러한 별을 ‘식변광성'이라고 부릅니다. 알골은 가장 처음으로 발견된 식변광성입니다.
알골이 메두사의 눈에 해당하기 때문에 서양에서는 ‘악마의 별'이라는 의미로 알골이라고 이름 붙였다 합니다. 알골의 밝기가 변하는 것을 죽어가는 메두사가 눈을 깜빡거리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페르세우스 이중성단 사진

20배율의 쌍안경으로 본 스케치
페르세우스 자리와 카시오페이아 자리 사이에는 맨눈으로도 볼 수 있는 산개성단이 있습니다. 흔히 별들이 구형으로 오밀조밀하게 모여있는 걸 구상성단, 넓고 듬성듬성 모여있으면 산개성단이라고 하는데 보통 구상성단은 늙은 별들이 중력에 이끌려 생기고 산개성단은 새로 생겨나는 젊은 별들이 불규칙하게 모여있는 성단입니다.
이 두 별자리의 중간쯤에는 두 개의 산개성단이 있는데 마치 하나의 성단으로 보이지만 잘 보면 두 무리의 산개성단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두고 페르세우스 이중 성단이라 부릅니다. 이중성단은 그리 밝지는 않지만 4등성 정도의 밝기로 달이 없는 밤 맑은 하늘에서는 맨눈으로 확인이 가능한 대상입니다.

카시오페이아 자리와 이중성단
위치는 미르팍에서 카시오페이아 자리 방향의 페르세우스가 들고 있는 칼날 부분에 있는데 저는 보통 페르세우스 자리에서 찾기보다는 카시오페이아 자리를 기준으로 찾곤 합니다. M자 모양의 카시오페이아 자리에서 가운데 세 번째 별과 그 다음 네 번째 별을 잇는 선을 두 배 정도 연장하다 보면 찾을 수 있습니다. 쌍안경과 같은 비교적 낮은 배율의 장비로도 충분히 이중성단의 아름다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8월에 페르세우스 자리 유성우가 있는데 이 유성우의 복사점이 이중성단 근처입니다.
고래 자리
페르세우스가 들고 있는 메두사의 머리는 페르세우스가 해치운 괴물 고래를 향해 바라보고 있습니다. 고래자리는 밤하늘에서 네 번째로 큰 별자리입니다. 이보다 큰 별자리는 바다뱀자리, 처녀자리, 큰곰자리 입니다. 하지만 처녀자리, 큰곰자리에 비해 고래자리는 밝은 별이 많지 않아 별자리를 그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고래자리 (좌), 고래자리 알파, 베타별 찾기 (우)
고래자리는 가을철 대사각형 중에서 페가수스의 등에 해당하는 두 별과 안드로메다의 머리에 해당하는 별까지 총 세 별을 가지고 찾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세 개의 별을 이용하면 고래자리의 알파별과 베타별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우선 안드로메다의 머리에 해당하는 부분과 이웃하는 페가수스 등쪽의 별을 잇는 선을 연장해서 보다 보면 2등급 정도의 별이 보이게 되는데 이 별이 고래자리의 베타인 데네브 카이토스라는 별입니다. 이 별은 고래의 꼬리에 해당하는 별이 됩니다. 그리고 반대로 페가수스의 목부분부터 시작해서 등으로 이어지는 별을 이어가다 보면 마찬가지고 데네브 카이토스보단 약간 어두운 별이 보이는데 이 별이 알파별인 멘카르 입니다. 이 별은 고래의 숨구멍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이 부근이 고래의 머리가 됩니다. 각각의 별 위치에서 보이는 별들을 가지고 서로 오각형을 그리고 보면 오각형 사이에 별이 하나 눈에 띌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아마 요즘 시기에는 6등급 정도로 보이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 별은 미라라고 불리는 별인데 고래자리에서 제일 유명한 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라는 인류가 최초로 발견한 밝기가 변하는 변광성입니다. 약 330일을 주기로 최대 2등급에서 10등급까지 변한다고 합니다. 각 등급 간 별의 밝기 차이가 대략 2.5배인걸 생각한다면 1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별의 밝기가 150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남쪽물고기 자리


남쪽 물고기자리 찾기 (좌), 남쪽 물고기자리 (우
고래자리의 꼬리 부분인 데네브 카이토스에서 더 남쪽으로 보면 밝은 별 하나가 눈에 띕니다. 이 별은 따로 위치를 찾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아도 될 정도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을 밤하늘에서 유일하게 1등성인 별이기 때문입니다. 굳이 찾는 방법을 알려드린다면 가을철 대사각형에서 페가수스의 앞다리 쪽 별과 목 부근에 있는 별을 잇는 선을 연장해서 남쪽으로 이어가는 것입니다. 이 별이 가을밤 유일한 1등성이자 남쪽 물고기자리의 알파별인 외로운 별 포말하우트입니다. 남쪽 물고기자리를 찾을 때는 어두운 하늘이 필요한데, 포말하우트를 물고기의 머리라 생각하고 우리가 흔히 물고기를 그릴 때 모습으로 별들을 이어 보면 충분히 어두운 하늘이라는 전제 하에 어렵지 않게 물고기자리를 그릴 수 있습니다. 빛공해가 있는 도심지에서는 그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남쪽 물고기자리는 그리스 신화에서 아프로디테가 괴물 티폰(Typhon)의 공격을 받아 달아나면서 변신한 물고기라 전해집니다. 티폰은 가이아의 자식으로 폭풍의 거신이라고 하고요. 태풍(Typhoon)은 티폰의 이름에서 유래가 되었다고 하죠.
우리의 고대 별 지도인 천상열차분야 지도에서는 포말하우트에 북락사문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습니다. 북쪽 마을을 지키는 성문이라는 뜻으로 북쪽 수호신인 현무의 남쪽에 위치한 제일 밝은 별이라 북락사문이라고 붙였다 합니다.
11월의 우주쇼
매년 11월 중순은 전국적인 이벤트가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바로 수학능력시험이 있는 시기인데요. 이때 맞춰 밤하늘에도 이벤트가 열리게 됩니다. 11월 초부터 말까지 활동하지만 보통 수능 시험이 가까워가는 17일이나 18일 경 쯤이 극대기가 되어 언론에서도 소개를 하곤 하는데 바로 4대 유성우 중 하나인 사자자리 유성우가 그 주인공입니다.
사자자리 유성우는 33년의 주기로 공전하는 템플-터틀 혜성이 지나가며 남긴 잔해 사이로 지구가 이동할 때 생깁니다. 따라서 모혜성인 템플-터틀 혜성이 태양에 가까이 왔다 갈 때 유난히 많은 유성을 볼 수 있게 되는데요. 실제로 근일점을 통과했던 시기인 1998년 한국에서는 시간당 약 100개 정도의 유성이 관측되었고, 어두운 곳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유성이 관측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활발한 유성우는 2001년까지 관측이 되었다 하네요. 1998년 근일점을 통과했으니 그 다음번은 33년 뒤인 2031년 즈음이 됩니다. 아직 9년 정도 남아 지금의 사자자리 유성우는 그냥 그저 그런 유성우가 돼버렸지만 그래도 여건이 된다면 한번 정도는 봐도 좋을 법 한 유성우 중 하나입니다.
지난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소개했던 것처럼 보면 되는데 복사점은 사자자리의 머리 부근입니다. 사자자리가 11월 동쪽 하늘에서 지평선 위로 올라오는 시간이 대략 새벽 한 시 넘어서니 추위를 단단히 대비하고 보는 게 좋을 듯합니다.
마무리하며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에서 소개되듯 가을철 밤하늘은 쓸쓸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하지만 그리스 신화의 영웅과 관련된 대서사시가 펼쳐지는 밤이기도 합니다. 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날씨가 선선해지며 가족들과 캠핑을 가는 일이 많아지는 계절입니다.
저녁을 먹고 자그마한 모닥불 앞에 가족끼리 둘러앉아 하늘을 보며 페르세우스를 찾고 페르세우스가 구해준 안드로메다, 메두사로 무찌른 고래 그리고 메두사의 피에서 탄생한 페가수스를 그려보며 아이들과 이야기 꽃을 피워보는 것도 재밌는 추억이 될 거 같습니다.
간단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7배, 10배 정도의 쌍안경과 함께라면 별자리도 그려보고 그 안에서 안드로메다 은하나 이중성단 등을 찾아보는 것도 재밌는 경험이 될 거 같네요.
#family

포말하우트
어릴 적부터 밤하늘을 동경해온 제주에 사는 평범한 딸 둘 아빠. 요즘은 아이들과 집 앞에서 달과 행성을 보며 함께 우주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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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손 잡고 천체관측 입문 시리즈
아이와 그리스 로마 신화 얘기하며 별자리 찾아봐요 #천체관측 #가족취미 #가을별자리
이전 화 '청명하고 고독한 가을철 밤하늘(상)'에 이어서
가을 밤하늘의 별자리를 전달합니다🌝⭐🌠
페르세우스 자리
페르세우스자리 찾기 (좌) 페르세우스 자리 (우)
카시오페이아, 안드로메다 그리고 페가수스까지 찾아봤다면 이제 가을 하늘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인 페르세우스를 찾아볼 차례입니다. 페르세우스 자리는 안드로메다 자리에서 머리 부분의 별과 가슴, 배 부분을 호로 이어가다 보면 밝은 별이 하나 보이는데 이 별이 페르세우스의 알파별인 미르팍입니다. 페르세우스 자리는 한 손으로는 칼을, 다른 한 손으로는 메두사의 머리를 들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페르세우스는 영화 ‘아바타'의 ‘제이크 설리'역으로 유명한 샘 워싱턴과 영화 ‘테이큰' 시리즈로 유명한 리암 니슨이 나오는 2010년작 영화 ‘타이탄'에 묘사가 되어있습니다. 배우 리암 니슨이 제우스, 샘 워싱턴이 페르세우스 역으로 나옵니다.
영화로 제작이 될 정도의 이야기의 주인공인 페르세우스는 헤라클레스와 더불어 그리스 신화의 인간계 영웅으로 묘사가 됩니다. 제우스와 아르고스의 공주인 다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입니다. 외할아버지가 아르고스의 왕인 아크리시오스인데 아크리시오스는 아들을 갖고 싶어 해서 델포이 신전에서 신탁을 듣는데 아들을 갖지 못할 뿐 아니라 외손자에게 죽임을 당하게 될 거란 신탁을 듣게 됩니다. 이 신탁이 이루어질 것을 두려워하여 딸과 함께 외손자를 바다에 버리게 됩니다.
자신의 아들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제우스는 포세이돈에게 부탁하여 구출되었고 세리 포스라는 섬에서 어부의 손에 크게 됩니다. 훗날 세리 포스 섬의 왕이 페르세우스의 어머니인 다나에를 흠모하게 되고 이에 방해가 되는 페르세우스를 제거하기 위해 메두사의 목을 가져오라 명령하게 됩니다. 제우스의 아들인 페르세우스는 아테나와 헤르메스로부터 메두사를 처치하는데 필요한 도구(아테나의 방패인 이지스(Aegis), 헤르메스의 날개 달린 신발인 탈라리아)를 받고 도구의 힘으로 메두사를 물리치게 됩니다. 얼굴을 보면 돌이 된다는 메두사의 머리를 들고 오다가 제물로 바쳐지는 안드로메다를 보고 한눈에 반해, 메두사의 머리를 이용해 괴물 고래를 처치하고 안드로메다 공주를 아내로 맞이하기도 합니다. 훗날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는 미케네라는 나라를 세웁니다.
페르세우스로부터 카시오페이아, 케페우스, 안드로메다, 페가수스, 고래까지 가히 가을철 별자리의 중심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페르세우스 자리에서 페르세우스가 메두사의 머리를 잡은 부분을 보면 페르세우스자리의 베타 별인 알골이 자리해 있습니다. 이 별은 지구에서 90광년 정도 떨어져 있는 별로 2등성이었다가 3일 정도를 주기로 3등성까지 밝기가 어두워지는 재밌는 별입니다. 실제로는 세 개의 별로 이루어져 있는데 세 개의 별들 중 가장 밝은 별의 앞을 두 번째 별이 주기적으로 가리면서 밝기가 줄어들게 됩니다. 이러한 별을 ‘식변광성'이라고 부릅니다. 알골은 가장 처음으로 발견된 식변광성입니다.
알골이 메두사의 눈에 해당하기 때문에 서양에서는 ‘악마의 별'이라는 의미로 알골이라고 이름 붙였다 합니다. 알골의 밝기가 변하는 것을 죽어가는 메두사가 눈을 깜빡거리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페르세우스 이중성단 사진
20배율의 쌍안경으로 본 스케치
페르세우스 자리와 카시오페이아 자리 사이에는 맨눈으로도 볼 수 있는 산개성단이 있습니다. 흔히 별들이 구형으로 오밀조밀하게 모여있는 걸 구상성단, 넓고 듬성듬성 모여있으면 산개성단이라고 하는데 보통 구상성단은 늙은 별들이 중력에 이끌려 생기고 산개성단은 새로 생겨나는 젊은 별들이 불규칙하게 모여있는 성단입니다.
이 두 별자리의 중간쯤에는 두 개의 산개성단이 있는데 마치 하나의 성단으로 보이지만 잘 보면 두 무리의 산개성단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두고 페르세우스 이중 성단이라 부릅니다. 이중성단은 그리 밝지는 않지만 4등성 정도의 밝기로 달이 없는 밤 맑은 하늘에서는 맨눈으로 확인이 가능한 대상입니다.
카시오페이아 자리와 이중성단
위치는 미르팍에서 카시오페이아 자리 방향의 페르세우스가 들고 있는 칼날 부분에 있는데 저는 보통 페르세우스 자리에서 찾기보다는 카시오페이아 자리를 기준으로 찾곤 합니다. M자 모양의 카시오페이아 자리에서 가운데 세 번째 별과 그 다음 네 번째 별을 잇는 선을 두 배 정도 연장하다 보면 찾을 수 있습니다. 쌍안경과 같은 비교적 낮은 배율의 장비로도 충분히 이중성단의 아름다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8월에 페르세우스 자리 유성우가 있는데 이 유성우의 복사점이 이중성단 근처입니다.
고래 자리
페르세우스가 들고 있는 메두사의 머리는 페르세우스가 해치운 괴물 고래를 향해 바라보고 있습니다. 고래자리는 밤하늘에서 네 번째로 큰 별자리입니다. 이보다 큰 별자리는 바다뱀자리, 처녀자리, 큰곰자리 입니다. 하지만 처녀자리, 큰곰자리에 비해 고래자리는 밝은 별이 많지 않아 별자리를 그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고래자리 (좌), 고래자리 알파, 베타별 찾기 (우)
고래자리는 가을철 대사각형 중에서 페가수스의 등에 해당하는 두 별과 안드로메다의 머리에 해당하는 별까지 총 세 별을 가지고 찾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세 개의 별을 이용하면 고래자리의 알파별과 베타별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우선 안드로메다의 머리에 해당하는 부분과 이웃하는 페가수스 등쪽의 별을 잇는 선을 연장해서 보다 보면 2등급 정도의 별이 보이게 되는데 이 별이 고래자리의 베타인 데네브 카이토스라는 별입니다. 이 별은 고래의 꼬리에 해당하는 별이 됩니다. 그리고 반대로 페가수스의 목부분부터 시작해서 등으로 이어지는 별을 이어가다 보면 마찬가지고 데네브 카이토스보단 약간 어두운 별이 보이는데 이 별이 알파별인 멘카르 입니다. 이 별은 고래의 숨구멍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이 부근이 고래의 머리가 됩니다. 각각의 별 위치에서 보이는 별들을 가지고 서로 오각형을 그리고 보면 오각형 사이에 별이 하나 눈에 띌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아마 요즘 시기에는 6등급 정도로 보이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 별은 미라라고 불리는 별인데 고래자리에서 제일 유명한 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라는 인류가 최초로 발견한 밝기가 변하는 변광성입니다. 약 330일을 주기로 최대 2등급에서 10등급까지 변한다고 합니다. 각 등급 간 별의 밝기 차이가 대략 2.5배인걸 생각한다면 1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별의 밝기가 150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남쪽물고기 자리
남쪽 물고기자리 찾기 (좌), 남쪽 물고기자리 (우
고래자리의 꼬리 부분인 데네브 카이토스에서 더 남쪽으로 보면 밝은 별 하나가 눈에 띕니다. 이 별은 따로 위치를 찾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아도 될 정도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을 밤하늘에서 유일하게 1등성인 별이기 때문입니다. 굳이 찾는 방법을 알려드린다면 가을철 대사각형에서 페가수스의 앞다리 쪽 별과 목 부근에 있는 별을 잇는 선을 연장해서 남쪽으로 이어가는 것입니다. 이 별이 가을밤 유일한 1등성이자 남쪽 물고기자리의 알파별인 외로운 별 포말하우트입니다. 남쪽 물고기자리를 찾을 때는 어두운 하늘이 필요한데, 포말하우트를 물고기의 머리라 생각하고 우리가 흔히 물고기를 그릴 때 모습으로 별들을 이어 보면 충분히 어두운 하늘이라는 전제 하에 어렵지 않게 물고기자리를 그릴 수 있습니다. 빛공해가 있는 도심지에서는 그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남쪽 물고기자리는 그리스 신화에서 아프로디테가 괴물 티폰(Typhon)의 공격을 받아 달아나면서 변신한 물고기라 전해집니다. 티폰은 가이아의 자식으로 폭풍의 거신이라고 하고요. 태풍(Typhoon)은 티폰의 이름에서 유래가 되었다고 하죠.
우리의 고대 별 지도인 천상열차분야 지도에서는 포말하우트에 북락사문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습니다. 북쪽 마을을 지키는 성문이라는 뜻으로 북쪽 수호신인 현무의 남쪽에 위치한 제일 밝은 별이라 북락사문이라고 붙였다 합니다.
11월의 우주쇼
매년 11월 중순은 전국적인 이벤트가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바로 수학능력시험이 있는 시기인데요. 이때 맞춰 밤하늘에도 이벤트가 열리게 됩니다. 11월 초부터 말까지 활동하지만 보통 수능 시험이 가까워가는 17일이나 18일 경 쯤이 극대기가 되어 언론에서도 소개를 하곤 하는데 바로 4대 유성우 중 하나인 사자자리 유성우가 그 주인공입니다.
사자자리 유성우는 33년의 주기로 공전하는 템플-터틀 혜성이 지나가며 남긴 잔해 사이로 지구가 이동할 때 생깁니다. 따라서 모혜성인 템플-터틀 혜성이 태양에 가까이 왔다 갈 때 유난히 많은 유성을 볼 수 있게 되는데요. 실제로 근일점을 통과했던 시기인 1998년 한국에서는 시간당 약 100개 정도의 유성이 관측되었고, 어두운 곳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유성이 관측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활발한 유성우는 2001년까지 관측이 되었다 하네요. 1998년 근일점을 통과했으니 그 다음번은 33년 뒤인 2031년 즈음이 됩니다. 아직 9년 정도 남아 지금의 사자자리 유성우는 그냥 그저 그런 유성우가 돼버렸지만 그래도 여건이 된다면 한번 정도는 봐도 좋을 법 한 유성우 중 하나입니다.
지난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소개했던 것처럼 보면 되는데 복사점은 사자자리의 머리 부근입니다. 사자자리가 11월 동쪽 하늘에서 지평선 위로 올라오는 시간이 대략 새벽 한 시 넘어서니 추위를 단단히 대비하고 보는 게 좋을 듯합니다.
마무리하며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에서 소개되듯 가을철 밤하늘은 쓸쓸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하지만 그리스 신화의 영웅과 관련된 대서사시가 펼쳐지는 밤이기도 합니다. 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날씨가 선선해지며 가족들과 캠핑을 가는 일이 많아지는 계절입니다.
저녁을 먹고 자그마한 모닥불 앞에 가족끼리 둘러앉아 하늘을 보며 페르세우스를 찾고 페르세우스가 구해준 안드로메다, 메두사로 무찌른 고래 그리고 메두사의 피에서 탄생한 페가수스를 그려보며 아이들과 이야기 꽃을 피워보는 것도 재밌는 추억이 될 거 같습니다.
간단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7배, 10배 정도의 쌍안경과 함께라면 별자리도 그려보고 그 안에서 안드로메다 은하나 이중성단 등을 찾아보는 것도 재밌는 경험이 될 거 같네요.
#family
포말하우트
어릴 적부터 밤하늘을 동경해온 제주에 사는 평범한 딸 둘 아빠. 요즘은 아이들과 집 앞에서 달과 행성을 보며 함께 우주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아이와 손 잡고 천체관측 입문 시리즈
01 아이와 천체관측하기(상)
02 아이와 천체관측하기(하)
03 우리 은하의 바깥, 봄철 별자리
04 짧지만 화려한 여름철 별자리(상)
05 짧지만 화려한 여름철 별자리(하)
06 청명하고 고독한 가을철 밤하늘(상)
07 청명하고 고독한 가을철 밤하늘(하)
08 가장 밝은 별들의 계절, 겨울(상)
09 가장 밝은 별들의 계절, 겨울(하)
10 번외 편 : 지구의 이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