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의 계절, 가을에 별 보기 #천체관측 #가족취미 #가을별자리
시작하며
가을 밤하늘은 화려한 여름 대상이 진 후, 어찌 보면 조금 쓸쓸한 밤하늘입니다. 가을이라는 계절이 주는 인상과 함께 화려했던 은하수가 지고 난 뒤의 하늘엔 밝은 1등성이 별로 없는 고독의 밤하늘이 찾아오게 됩니다. 일 년 중 하늘이 높고 청명한 날이 많은 계절이지만 밝은 별이 많지 않아 별자리를 그려보기도 조금 어려운 계절이기도 합니다.
별자리를 이어 보면 가을철 하늘의 별자리는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의 장엄한 서사가 떠오르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이번에도 함께 별자리를 이어가며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의 이야기를 엮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을철 별자리 (10월 1일 오후 10시의 밤하늘, 출처: 스텔라리움 캡쳐)
별자리 찾기

카시오페이아 자리
지난 여름철 별자리를 이야기할 때 북극성을 찾을 때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 자리를 이용한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봄에 대지에 물을 뿌렸던 국자인 북두칠성은 가을이 되면 국자에 물을 채우려 지평선 근처로 이동하게 됩니다. 따라서 쉽사리 북두칠성을 보기가 어려운데요, 가을에는 북두칠성의 위치를 M모양의 카시오페이아 자리가 대신하고 있습니다. 보이는 위치에 따라 M 혹은 W 모양으로 보이게 되는데 가을철엔 이 카시오페이아 자리가 가을철 별자리 찾기의 기준점이 됩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카시오페이아는 에티오피아의 왕인 케페우스의 아내로 나옵니다. 허영심이 많은 카시오페이아가 딸인 안드로메다 공주를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내와 딸들보다 아름답다고 말하며 다니자 크게 노한 포세이돈이 홍수를 일으키고 괴물 고래를 보내 왕국을 파괴하기 시작합니다. 결국 이를 막기 위해 딸인 안드로메다를 제물로 바쳐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제물로 바치는 과정에서 나중에 나올 별자리의 주인공인 페르세우스가 구해준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훗날 카시오페이아와 케페우스는 나란히 별자리가 되는데 바다의 정령인 네레이데스들의 원한을 풀지 못해 하루의 절반은 (밤 시간) 의자에 거꾸로 매달리는 벌을 받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W 모양은 카시오페이아가 의자에 거꾸로 매달린 모습이라고 합니다.
케페우스 자리

카시오페이아 자리 근처의 케페우스 자리와 페르세우스 자리
카시오페이아 자리 왼쪽을 보면 약간은 어둡지만 오각형 모양의 비교적 구분이 잘 되는 별자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 어릴 때 집을 그리라고 하면 그려봤을 법한 모양으로 위아래가 뒤집혀 있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이 별자리가 바로 카시오페이아의 남편이자 에티오피아의 왕인 케페우스 자리입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케페우스는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의 손자입니다. 허영심 많은 아내 때문에 사랑하는 딸을 괴물에게 제물로 바쳐야 했지만 용맹한 사위가 나타나는 덕분에 딸도 나라도 구하게 되었습니다.
가을철대사각형(안드로메다 자리, 페가수스 자리)

가을철 대사각형 찾기
카시오페이아를 찾아보았다면, 카시오페이아의 M 모양에서 두 번째 세 번째 별을 선으로 이어 두 번째 별 방향으로 연장해보세요. 큰 사각형의 별자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사각형이 바로 가을철 대사각형이라 불리는 사각형입니다. 이 사각형은 안드로메다 자리와 페가수스자리의 일부입니다.

안드로메다 자리
안드로메다 자리에서 이 사각형은 안드로메다 공주의 머리가 됩니다. 카시오페이아를 향해 팔을 벌린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카시오페이아 소개를 할 때처럼 안드로메다는 케페우스와 카시오페이아의 딸입니다. 바다의 고래 괴물에게 제물로 바쳐졌다가 메두사를 처치하고 지나가던 페르세우스가 이를 보고 안드로메다에게 반해 결혼을 조건으로 페르세우스가 고래를 처치하고 안드로메다와 결혼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M31 안드로메다 은하
안드로메다 자리에는 많은 분들이 아주 잘 알고 있는 외부은하가 있습니다. M31이라고 메시에가 목록을 정리한 이 대상은 M31이라는 이름보다는 ‘안드로메다 은하'로 더 유명합니다. 흔히 개념을 이곳으로 보냈다고 하는 그 안드로메다 은하가 맞습니다. 안드로메다 은하는 날이 좋으면 맨눈으로도 볼 수 있는 외부 은하이기도 합니다. 우리 은하와 이웃해서 서로 가까워지고 있는 은하이기도 한데 비교적 가깝고 그 크기도 제법 커서 맨눈으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위치는 안드로메다의 오른쪽 옆구리 근처에 있는데 맨눈으로 본다면 은하라기보다는 그냥 조금 어두운 별 정도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쌍안경과 같은 작은 관측 도구를 이용해서 본다면 뿌연 솜뭉치처럼 볼 수 있습니다.
찾는 방법은 안드로메다 자리를 그릴 수 있다면 안드로메다 자리의 베타 별인 미라크에서 카시오페이아 쪽으로 두 개의 별을 이어 보면 그 마지막 별 끝 부분에 희미하게 별처럼 보이는 대상이 있는데 그게 안드로메다 은하입니다.

카시오페이아 자리에서 안드로메다 찾아가기
안드로메다 자리를 그리기가 힘들다면 아까 봤던 카시오페이아 자리에서 북극성을 찾는 방법과 유사하게 찾아봅니다. W 모양의 양 끝을 연장해서 모이는 한 점과 가운데 별을 이어서 그 길이의 두 배 정도를 안드로메다 자리 방향으로 나아가다 보면 안드로메다 은하를 찾을 수 있습니다.
눈으로는 희미하게 보일락말락 하는 수준이지만 간단한 카메라로 이쪽 방향을 찍어보면 큰 기술이 없어도 쉽게 안드로메다 은하를 촬영할 수 있습니다.

일반 카메라로 찍은 안드로메다 은하 (사진 가운데 망원경 방향)

20배율의 쌍안경으로 본 안드로메다 은하 스케치
대사각형의 다른 별자리는 페가수스자리입니다. 안드로메다 자리에서 사각형이 안드로메다의 머리라면 페가수스자리에서는 몸통이 됩니다. 안드로메다 자리 반대 방향으로 페가수스자리의 알파별인 마르캅이 있고 마르캅에서 페가수스의 머리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아래로는 페가수스의 앞다리를 그릴 수 있습니다. 말의 전체 모습이 아닌 머리와 앞다리만 그려지는데 옛날 사람들은 이를 두고 천마 페가수스가 물에서 태어나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려 하는 모습이라 생각했다 합니다.

페가수스 자리
그리스 신화에서는 메두사의 피로 만들어졌다 전해지는데 메두사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 머리카락이 뱀으로 된 괴물입니다. 괴물이 되기 전 메두사는 아름다운 처녀였는데 포세이돈이 매우 좋아했다고 전해집니다. 페르세우스에게 죽은 메두사를 안타깝게 여겨 메두사의 피와 바다의 물거품으로 페가수스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다음 화 '청명하고 고독한 가을철 밤하늘(하)'에서
페르세우스 자리와 고래 자리, 11월의 우주쇼 이야기도 만나보세요⭐🌠
#family

포말하우트
어릴 적부터 밤하늘을 동경해온 제주에 사는 평범한 딸 둘 아빠. 요즘은 아이들과 집 앞에서 달과 행성을 보며 함께 우주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
아이와 손 잡고 천체관측 입문 시리즈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의 계절, 가을에 별 보기 #천체관측 #가족취미 #가을별자리
시작하며
가을 밤하늘은 화려한 여름 대상이 진 후, 어찌 보면 조금 쓸쓸한 밤하늘입니다. 가을이라는 계절이 주는 인상과 함께 화려했던 은하수가 지고 난 뒤의 하늘엔 밝은 1등성이 별로 없는 고독의 밤하늘이 찾아오게 됩니다. 일 년 중 하늘이 높고 청명한 날이 많은 계절이지만 밝은 별이 많지 않아 별자리를 그려보기도 조금 어려운 계절이기도 합니다.
별자리를 이어 보면 가을철 하늘의 별자리는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의 장엄한 서사가 떠오르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이번에도 함께 별자리를 이어가며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의 이야기를 엮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을철 별자리 (10월 1일 오후 10시의 밤하늘, 출처: 스텔라리움 캡쳐)
별자리 찾기
카시오페이아 자리
지난 여름철 별자리를 이야기할 때 북극성을 찾을 때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 자리를 이용한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봄에 대지에 물을 뿌렸던 국자인 북두칠성은 가을이 되면 국자에 물을 채우려 지평선 근처로 이동하게 됩니다. 따라서 쉽사리 북두칠성을 보기가 어려운데요, 가을에는 북두칠성의 위치를 M모양의 카시오페이아 자리가 대신하고 있습니다. 보이는 위치에 따라 M 혹은 W 모양으로 보이게 되는데 가을철엔 이 카시오페이아 자리가 가을철 별자리 찾기의 기준점이 됩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카시오페이아는 에티오피아의 왕인 케페우스의 아내로 나옵니다. 허영심이 많은 카시오페이아가 딸인 안드로메다 공주를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내와 딸들보다 아름답다고 말하며 다니자 크게 노한 포세이돈이 홍수를 일으키고 괴물 고래를 보내 왕국을 파괴하기 시작합니다. 결국 이를 막기 위해 딸인 안드로메다를 제물로 바쳐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제물로 바치는 과정에서 나중에 나올 별자리의 주인공인 페르세우스가 구해준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훗날 카시오페이아와 케페우스는 나란히 별자리가 되는데 바다의 정령인 네레이데스들의 원한을 풀지 못해 하루의 절반은 (밤 시간) 의자에 거꾸로 매달리는 벌을 받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W 모양은 카시오페이아가 의자에 거꾸로 매달린 모습이라고 합니다.
케페우스 자리
카시오페이아 자리 근처의 케페우스 자리와 페르세우스 자리
카시오페이아 자리 왼쪽을 보면 약간은 어둡지만 오각형 모양의 비교적 구분이 잘 되는 별자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 어릴 때 집을 그리라고 하면 그려봤을 법한 모양으로 위아래가 뒤집혀 있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이 별자리가 바로 카시오페이아의 남편이자 에티오피아의 왕인 케페우스 자리입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케페우스는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의 손자입니다. 허영심 많은 아내 때문에 사랑하는 딸을 괴물에게 제물로 바쳐야 했지만 용맹한 사위가 나타나는 덕분에 딸도 나라도 구하게 되었습니다.
가을철대사각형(안드로메다 자리, 페가수스 자리)
가을철 대사각형 찾기
카시오페이아를 찾아보았다면, 카시오페이아의 M 모양에서 두 번째 세 번째 별을 선으로 이어 두 번째 별 방향으로 연장해보세요. 큰 사각형의 별자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사각형이 바로 가을철 대사각형이라 불리는 사각형입니다. 이 사각형은 안드로메다 자리와 페가수스자리의 일부입니다.
안드로메다 자리
안드로메다 자리에서 이 사각형은 안드로메다 공주의 머리가 됩니다. 카시오페이아를 향해 팔을 벌린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카시오페이아 소개를 할 때처럼 안드로메다는 케페우스와 카시오페이아의 딸입니다. 바다의 고래 괴물에게 제물로 바쳐졌다가 메두사를 처치하고 지나가던 페르세우스가 이를 보고 안드로메다에게 반해 결혼을 조건으로 페르세우스가 고래를 처치하고 안드로메다와 결혼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M31 안드로메다 은하
안드로메다 자리에는 많은 분들이 아주 잘 알고 있는 외부은하가 있습니다. M31이라고 메시에가 목록을 정리한 이 대상은 M31이라는 이름보다는 ‘안드로메다 은하'로 더 유명합니다. 흔히 개념을 이곳으로 보냈다고 하는 그 안드로메다 은하가 맞습니다. 안드로메다 은하는 날이 좋으면 맨눈으로도 볼 수 있는 외부 은하이기도 합니다. 우리 은하와 이웃해서 서로 가까워지고 있는 은하이기도 한데 비교적 가깝고 그 크기도 제법 커서 맨눈으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위치는 안드로메다의 오른쪽 옆구리 근처에 있는데 맨눈으로 본다면 은하라기보다는 그냥 조금 어두운 별 정도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쌍안경과 같은 작은 관측 도구를 이용해서 본다면 뿌연 솜뭉치처럼 볼 수 있습니다.
찾는 방법은 안드로메다 자리를 그릴 수 있다면 안드로메다 자리의 베타 별인 미라크에서 카시오페이아 쪽으로 두 개의 별을 이어 보면 그 마지막 별 끝 부분에 희미하게 별처럼 보이는 대상이 있는데 그게 안드로메다 은하입니다.
카시오페이아 자리에서 안드로메다 찾아가기
안드로메다 자리를 그리기가 힘들다면 아까 봤던 카시오페이아 자리에서 북극성을 찾는 방법과 유사하게 찾아봅니다. W 모양의 양 끝을 연장해서 모이는 한 점과 가운데 별을 이어서 그 길이의 두 배 정도를 안드로메다 자리 방향으로 나아가다 보면 안드로메다 은하를 찾을 수 있습니다.
눈으로는 희미하게 보일락말락 하는 수준이지만 간단한 카메라로 이쪽 방향을 찍어보면 큰 기술이 없어도 쉽게 안드로메다 은하를 촬영할 수 있습니다.
일반 카메라로 찍은 안드로메다 은하 (사진 가운데 망원경 방향)
20배율의 쌍안경으로 본 안드로메다 은하 스케치
대사각형의 다른 별자리는 페가수스자리입니다. 안드로메다 자리에서 사각형이 안드로메다의 머리라면 페가수스자리에서는 몸통이 됩니다. 안드로메다 자리 반대 방향으로 페가수스자리의 알파별인 마르캅이 있고 마르캅에서 페가수스의 머리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아래로는 페가수스의 앞다리를 그릴 수 있습니다. 말의 전체 모습이 아닌 머리와 앞다리만 그려지는데 옛날 사람들은 이를 두고 천마 페가수스가 물에서 태어나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려 하는 모습이라 생각했다 합니다.
페가수스 자리
그리스 신화에서는 메두사의 피로 만들어졌다 전해지는데 메두사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 머리카락이 뱀으로 된 괴물입니다. 괴물이 되기 전 메두사는 아름다운 처녀였는데 포세이돈이 매우 좋아했다고 전해집니다. 페르세우스에게 죽은 메두사를 안타깝게 여겨 메두사의 피와 바다의 물거품으로 페가수스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다음 화 '청명하고 고독한 가을철 밤하늘(하)'에서
페르세우스 자리와 고래 자리, 11월의 우주쇼 이야기도 만나보세요⭐🌠
#family
포말하우트
어릴 적부터 밤하늘을 동경해온 제주에 사는 평범한 딸 둘 아빠. 요즘은 아이들과 집 앞에서 달과 행성을 보며 함께 우주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아이와 손 잡고 천체관측 입문 시리즈
01 아이와 천체관측하기(상)
02 아이와 천체관측하기(하)
03 우리 은하의 바깥, 봄철 별자리
04 짧지만 화려한 여름철 별자리(상)
05 짧지만 화려한 여름철 별자리(하)
06 청명하고 고독한 가을철 밤하늘(상)
07 청명하고 고독한 가을철 밤하늘(하)
08 가장 밝은 별들의 계절, 겨울(상)
09 가장 밝은 별들의 계절, 겨울(하)
10 번외 편 : 지구의 이웃들